NEW [칼럼] '트럼프 2.0'은 위기일까, 기회일까
[이왕휘,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승리가 거의 확실시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 글로벌 질서에 미칠 영향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국의 이익을 극단적으로 강조하고 있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동맹국은 트럼프 재선을 기회보다는 위기로 간주하고 있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유럽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약화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월 13일 트루스 소셜 앱에 “자국이 지불해야 할 정당한 분담금을 내지 않았던 20개국에 돈을 내지 않으면 미군의 보호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자 돈이 들어왔다”라고 언급하였다. 그 다음날 그는 NATO 회원국의 GDP 대비 방위비 비중을 앱에 게시하면서 방위비를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 지출하지 않는 NATO 회원국을 보호하지 않는 것은 물론 러시아가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겠다고 발언하였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근무했던 고위 관리들은 그가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의 NATO 탈퇴를 결단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도 미군 철수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한 및 주일 미군의 주둔이 미국의 국가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언급하였다. 방위금 분담금 협상에서 그는 우리나라와 일본에 대폭 인상하라고 집요하게 요구했었다. 그는 2024년 1월 21일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무력 침공 가능성에 대해 “내가 만약 그 질문에 대답한다면, 나는 협상에서 아주 불리한 처지에 놓일 것이다”라며 미국이 돕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였다. 또한 “우리는 예전에 우리가 사용하는 반도체 전부를 만들었으나 현재는 90%를 대만에서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만이 영리하고 멋지게 우리 산업을 탈취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비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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