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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
- 작성자이솔
- 작성일201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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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 작성자이솔
- 작성일201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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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가 돌부리에 넘어져 다친다면, 그것은 사고(accident)다. 그러나 내 몸 돌보지 않고 방탕한 생활을 하다 병을 얻으면 그것은 필연(necessity)에 가깝다. 사고의 특성은 예측할 수 없음과 우연성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재앙들은 예측할 수 없는 우연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사고라고 할 수 없다. 사고가 아니라면 필연적이지는 않더라도 매우 높은 개연성을 가지고 그럴 수밖에 없게 했던 인과의 고리가 있는 법이다. 과연 우리 사회의 수많은 재앙을 낳는 인과의 고리는 무엇이고, 그 고리는 어떻게 끊어야 하는 것인가? 이 재앙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사회 지도층을 중심으로 한 인간의 탐욕과 그 탐욕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부조리한 사회구조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기업의 매출 증가율이 연간 2%에 그치고 수익성은 악화돼도 대기업 대주주들의 배당금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우리나라 10대 그룹 대주주 10명이 상장계열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최근 4년 동안 약 1조원! 우리나라 전체의 1년 실업급여 예산이 3조8600억 원이니까, 우리나라 전체 실업자들(약 70만 명)이 받을 돈의 약 30%에 해당되는 금액을, 최고 부자 10명이 챙겨간 셈이다. 그러면서도, 산업재해로 백혈병을 앓다가 죽어가는 딸을 부둥켜안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약속한 아비에게 ‘당신이 대재벌을 상대로 이길 수 있겠어’라고 말하며 오만한 탐욕을 숨기지 않는 자본, ‘인간이 미래’라는 슬로건을 내건 기업이 대학을 인수하고 이른바 돈이 안 되는 학과를 폐지하면서 ‘자본 논리는 어디 가나 통한다.’며 교육 현장마저 탐욕의 장으로 만들어버린 자본, 이것이 우리 시대의 대자본의 모습이다. 정부는 또 어떤가? 탐욕스런 자본에 대한 관리 감독조차 규제라고 여기며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에 열중한다. 또 자본은 상납과 인사 혜택을 통해서 감독받아야 할 관료들을 오히려 관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관행이 되었고, 그 결과 생명이라는 가치보다도 자본의 이윤이 우선되어야 할 가치라고 여기는 사회가 되었다. 이러한 것들이 바로 작금에 발생하는 일련의 참사의 원인인 것이다. 한 마디로 자본의 이윤을 극대화 하는 것이 국가적 목표가 되어버린 듯한, 야만적이기 이를 데 없는 천민자본주의와 거기에 기생하는 관료사회가 바로 재앙의 원흉이다.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당시, 공기 단축을 위해서 최저 임금을 받으며 휴일도 없이 일하던 노동자 중 77명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고 수백 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리고 시공사가 사망자 한 명당 당시 돈으로 50만원을 보상한 것 이외에 국가적 보상은 없었다. 인간이라는 가치가 이윤의 극대화라는 명분 앞에서 희생이 강요되었던 것은 과거의 일일 뿐인가? 민주화된 지금,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가? 400여명의 승객의 안전보다 기업의 이익을 먼저 챙긴 기업이 어디 청해진뿐이겠는가? “미개한 국민”이라는 재벌 출신 정치가 아들의 발언을 어린 학생의 단순한 실언이 아니라, 그들의 골수에 박힌 서민에 대한 폄하의식의 표현일 것이라는 의구심은 그래서 정당화된다. 어떤 부처의 기능이 축소되거나 해경이 해체되고 국가 안전처가 신설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대자본과 관료의 탐욕, 그리고 그것을 정당화 하는 시장지상주의를 끊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서민들을 자신들의 탐욕의 수단으로밖에 보지 않는 천박한 가치관을 도려내지 않으면 안 된다. 문제는 탐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공공성이라는 가치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자본과 관료에게 그런 수술을 맡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에 이르면서, 20세기의 대표적인 역사학자 홈스봄의 경고를 떠올린다. “그렇지만 시대가 아무리 마음에 안 들더라도 아직은 무기를 놓지 말자. 사회의 불의는 여전히 규탄하고 맞서 싸워야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선거에서 투표로, 그리고 비판적인 말과 글로, 그것도 부족하면 촛불이라도 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탐욕에 맞서, 눈 부릅뜨고 행동을 하며 연대의 지평을 넓혀 나가야 한다. 그 일이 비록 고통스러운 일일지라도 희망을 버릴 수는 없다. 그것은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기 때문이고, 우리에게 지금보다는 정의롭고 도덕적인 사회를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송하석 아주대학교 기초교육대학 교수/철학] [중부일보 201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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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 작성자정우준
- 작성일201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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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 작성자이솔
- 작성일201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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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은 사람 몸의 생김새를 가르치는 과목이다. 그런데 어떻게 생겼는지만 가르치면 재미없고, 왜 그렇게 생겼는지도 가르쳐야 재미있다. 이렇게 가르치는 데 도움 되는 것이 비교해부, 발생, 진화이다. 비교해부는 사람이 짐승과 어떻게 다른지 살피는 것이고, 발생은 사람이 태어나기 전에 엄마 자궁안에서 어떻게 바뀌었는지(발생했는지) 살피는 것이고, 진화는 사람이 먼 조상으로부터 어떻게 바뀌었는지(진화했는지) 살피는 것이다. 꼬리뼈를 보기로 들면 다음과 같다. 사람은 엉치뼈 밑에 꼬리뼈가 한 개 있고, 이것을 자기 몸에서 만질 수 있다. 다른 포유류와 파충류는 꼬리뼈가 여러 개 있고, 이것을 움직일 수 있다. 사람도 엄마 자궁안에 있을 때 꼬리뼈가 여러 개 있었다. 꼬리가 없어지면서 꼬리뼈가 한 개로 준 것이다. 사람의 먼 조상은 원숭이처럼 꼬리뼈가 여러 개 있었을 것이다. 심장을 또 다른 보기로 들면 다음과 같다. 사람의 심장에서 산소가 많은 혈액은 왼심방, 왼심실을 지나고, 이산화탄소가 많은 혈액은 오른심방, 오른심실을 지난다. 이처럼 사람의 심장은 2심방 2심실이라서 두 혈액이 섞이지 않는다. 물고기의 심장은 1심방 1심실이라서 두 혈액이 섞인다. 사람의 심장은 처음 발생할 때 1심방 1심실이었다가 2심방 2심실로 바뀐다. 바뀌지 않는 선천심장병의 경우, 수술을 해서 2심방 2심실로 바꿔야 한다. 사람의 먼 조상은 물고기처럼 1심방 1심실이었을 것이다. 이제까지의 글을 읽고 눈치챈 사람이 있을 것이다. 비교해부, 발생, 진화는 서로 관계있다는 것을. 비교해부와 진화는 다음처럼 관계있다. ‘사람이 짐승과 어떻게 다른지 살피면, 사람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사람의 먼 조상이 짐승이라는 이야기이다. 이것이 진화론이고, 창조론을 믿는 사람이 거북해하는 것이다. 또한 발생과 진화는 다음처럼 관계가 있다. ‘사람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살피면, 사람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진화론이고, 이것에 관한 보기는 다음처럼 많다. 첫째, 사람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수정해서) 이룬 단세포로 시작하였다. 따라서 사람의 아주 먼 조상은 단세포생물이었을 것이다. 둘째, 사람은 발생할 때 대뇌가 작았다. 따라서 먼 조상은 머리가 나빴을 것이다. 셋째, 사람은 엄마 자궁안의 양수 속에서 살았다. 따라서 먼 조상은 물고기처럼 물속에서 살았을 것이다. 넷째, 사람은 발생할 때 손과 발에 물갈퀴가 있었다. 따라서 먼 조상은 개구리, 오리처럼 물 위에서 살았을 것이다. 다섯째, 사람은 발생할 때 팔다리가 짧았다. 따라서 먼 조상은 앞뒤 다리가 짧은 개처럼 기어다녔을 것이다. 아기도 팔다리가 짧아서 기어다니는데, 이것을 보면 태어난 다음에 발달하는 것도 진화와 관계있다는 생각이 든다. 해부학 실습실에서는 비교해부, 발생과 관계있는 구조를 보게 된다. 이를테면 막창자꼬리가 초식짐승에서는 크고 소화를 돕지만, 사람에서는 작고 소화를 돕지 않는다. 따라서 곪은(염증이 생긴) 막창자꼬리를 막 떼어내도 괜찮으며, 이것을 막창자꼬리절제(충수절제, 맹장수술)라고 부른다. 발생할 때 사람의 머리와 목에는 물고기처럼 아가미가 있었고, 이 아가미의 자취가 귓바퀴, 바깥귀길이다. 발생할 때 사람의 윗입술은 토끼, 고양이처럼 갈라져 있었고, 이것의 자취가 인중이다. ‘비교해부, 발생과 관계있는 구조는 사람 몸에 들어 있는 화석이다.’ 해부학 실습실에서 나는 이것을 보여 주며 사람의 먼 조상을 이야기한다. 자연사박물관에서 고생물학 선생이 진짜 화석을 보여 주며 사람의 먼 조상을 이야기하는 것과 같지 않은가? 박물관에서 역사학 선생이 유물을 보여 주며 우리의 조상을 이야기하는 것과도 같지 않은가? 해부학을 비교해부, 발생, 진화와 함께 가르치면, 해부학 실습실의 분위기가 자연사박물관 또는 박물관처럼 바뀐다. 해부학은 재미있는 과목이다. 정민석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 [한겨레신문 2014.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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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이솔
- 작성일2014-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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